Tuesday, August 25, 2009

Leica IIIF Red Dial SR 641508




중학교때 아부지가 사준
오리엔트 자동손목시계
자-가-포-카-스 !
사흘만에 분해한답시고
작살내고 혼쭐나게 맞았던 기억
고장난 군용 무전기를 분해하고
지붕위에 쇠그물(돌걸이)을 올리고
수신장치에 연결했을때
들려오던 모기소리같던 에이엠 주파수
(당시 집에는 고정 주파수 라디오스피커가
집집마다 연결되어 있었다)
플레밍의 오른손법칙을 배우고
조립식 배터리구동 모터로 배를 만들어
물위에 뛰우며 흥분했던 기억

외삼촌집에 있던 패나소닉 진공관 라디오는
뒷 뚜껑을 열면 엄지손가락 크기의 진공관이
서너개 있었는데 밤에 바라보는 불빛은
환상적이다 못해 미칠지경이었다

여하튼
지나치게 집중해버리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그래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는지 모른다

디지털기기의 등장과 더불어
엄청나게 변해버린 일상속에서
그리워지는 정겨움 (수많은 안띠꾸들)
지나친 편리에 잃어버린 수많은 혜택들 ...

다소 불편했던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는
바쁘고 메마른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50, 60,70년대초 까지 절정을 누린
기계식 산물들
그중에서도 기계식 카메라는 이 시대를 상징하는
역사적 산물이다

정교한 부품과 디자인
전원장치가 필요없는 완벽한 기계식 작동원리
55년이 지나도 완벽하게 동작되는 견고함
그래서 믿음이 더해가고 정이가며 삶의 부분이
되어버린 존재

레이카중에서도 M3이전 모델인 Leica IIIf.
작은 내손에도 딱 들어앉는 아담한 사이즈
아름다운 디자인은 바라보는 즐거움을 준다
너무 작은 뷰파인더로 인해
안경에 수많은 스크래치를 내고
필름로딩도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셔터와 함께 작동하는 정확성
정교한 부속품이 움직이는 소음은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해준다

고장이 없고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정감이 있고
내가 원할때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는
정교하고 정확한 메커니즘의 결정체
수많은 카메라가 내손을 거쳐갔지만
지금껏 내가 애지중지하는 녀석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레이카, 소위 바르낙 IIIf다
M3야 말로 기계식 카메라의 절정이라 말할때
나는 원래 절정보다는 5%부족한 이놈에
더욱 애착이 간다.

오로지 사람에게 치우친 나머지
편리함만 강조된 기형적 패턴
기껏해야 2,3년 밖에 안되는 제품 수명

난 오래동안 같이 할 수 있는
그래서 아이들에게 까지도 물려지는
그 같은 것들이 그립고
그래서 몇 안되는 것들에 정을 쏟아 붙는다

하지만 오타쿠라는 말은 나는 경멸한다
인생이 그러하듯이
어디까지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조화, 균형이다

만든 사람의 정성과 쓰는 사람의 애정이 조화를 이룬다
이를 깨달으면 겸손함은 필연적이다
자존심은 있어도 교만함은 없는 영역
장인의 세계.

그런 향기를 그리워하고
느끼게 하는것이 나는 몇개 있다

아주 오래된 것들 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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